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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l Aubut - The Family Way
| 2007·02·09 03:02 | HIT : 1,988 |
폴 매카트니가 로이 불팅 감독의 코미디 영화 "The Family Way"의 사운드 트랙을 작곡한 것은 1966년이다. 이듬해에 영화와 함께 발표된 이 음반은 레논-매카트니가 아닌 폴 매카트니만의 작곡으로 표기됨으로써 매카트니 최초의 외도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음반은 96년 폴리그램 - 필립스에서 나온 음반이다. 이름도 거창하게 "Paul McCartney : The Family Way Variations Concertantes Op.1". 캐나다의 기타리스트 칼 오뷔가 폴 매카트니의 오리지날 스코어를 기초로 만든 변주곡이다.

폴 매카트니의 오리지날 멜로디는 무척 아름답다. 그러나, 칼 오뷔의 연주와 편곡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이다. 페페 로메로, 존 월리암스, 쥴리안 브림 등의 대가들의 연주를 음반으로 듣다보니, 귀만 고급스러워진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거장이라고는 할 수 없는 오뷔의 테크닉과 기타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편곡이 실망스럽다. 또, 이 한 곡을 갖고(나머지는 폴 매카트니와 상관없는 곡들) 감히 폴 매카트니 이름을 타이틀로 걸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레코드사의 기분 나쁜 상술도 씁쓸할 따름이다.

사실 이 음반에 실린 작품 제목이 협주적 "변주곡"이라는 데서 짐작 가듯이 엄격하게 말하면 폴 매카트니의 작품이라고도 할 수 없다. 베토벤의 "디아벨리 주제에 의한 변주", 라흐마니노프의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라던지, 소르의 "모차르트 주제에 의한 서주와 변주"등의 작품을 어느 누가 디아벨리, 파가니니, 모차르트의 작품이라고 하는가? 변주곡은 엄연히 원작자와는 다른 독립된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리고 이 변주곡의 성공여부 역시 원작자의 멜로디보다는 새로운 창조자의 상상력이 얼마나 풍부한지에 달려있다.

협주적 이라고 이름을 갖다 붙였지만, 협주곡의 의미가 가지는 크고 웅장한 의미를 살리지는 못하고 있다. 고전시대의 쥴리아니, 카룰리 같은 이가 현악 4중주를 반주로 하는 기타 협주곡을 작곡했었으나, 이들의 작품은 반주부가 현악 4중주일 따름이지 협주곡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작품들이다. 엄격한 소나타 형식과 독주악기의 현란한 카덴차등을 갖춘 이들 작품은 오늘날도 자주 연주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고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난곡이다.

거장 로드리고의 신고전주의적 작품인 '귀인을 위한 환상곡'이 고전적 협주곡의 형식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첫 악장의 소나타 형식이나 종악장의 론도 소나타) 겸손하게 환상곡이라 이름을 붙인 것에 비해, 이지 리스닝 계열의 편곡에 협주적이라는 것은 다소 건방지게 들린다. 물론 나름대로 겸손하게 '협주곡'이 아니라 '협주적'이라 이름 붙였겠지만. 어쨋든 돈주고 사서 들을만한 음반은 못되지만, "The Family Way"의 멜로디를 들을 수 있는, 당분간은 유일한 소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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